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인 비야디(BYD)가 지난달 말 일본에서 첫 번째 순수 전기차 모델 ''ATTO 3'' 판매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일본 승용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일본 언론은 BYD가 임팩트 있는 신제품·신기술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일본 업계가 진지하게 참고하고 대응할 가치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수년간 중국 자동차 회사는 일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고품질의 저렴한 제품으로 일본 소비자의 신뢰를 얻었다. 전문가는 글로벌 탈탄소 물결에 힘입어 미래 자동차 시장의 주류가 될 전기차가 중국 자동차 업체에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자동차 시장이지만 전기차 보급률은 비교적 낮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35년까지 자국에서 판매되는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만들고, 순수 전기차 구매 시 정부 보조금 지급 등 부양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전기차 전환 움직임은 아직 미온적이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시장 조사기관 LMC 오토모티브(LMC Automotive)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전체 신차 판매량에서 순수 전기승용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불과해 중국의 19%, 유럽의 11%에 비해 크게 낮았다.
류쉐량(劉學亮) BYD 일본 지사장은 일본 자동차 소비에서 순수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며 자동차 소비구조 변화가 순수 전기차 시장 성장에 기회를 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향후 수년간 일본 전기차 시장은 발전을 거듭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상하이GM우링(五菱)자동차도 올 봄 경형 전기차 훙광(宏光) 미니EV를 일본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며 현재 시장조사와 모델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중국 자동차 회사는 지난 수년간 실시한 세심한 시장조사와 기술적 우세를 통해 최근 일본 전기 상용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15년 일본 교토시의 한 회사는 BYD 전기버스 5대를 구입해 중국 자동차 회사가 일본 전기버스 시장에 진입하는 서막을 열었다. BYD는 일본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일본 디자이너들을 전기버스 설계에 참여시켰다. 이와 동시에 BYD 정비 서비스가 일본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을 커버하고 48시간 이내 일본 전역에 부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했다.
일본 전기버스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BYD는 2030년까지 일본 시장에서 4천 대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BYD는 이와 함께 일본 시장에 전기 지게차도 선보였다. 전기 지게차는 기존 내연기관 지게차가 농산물을 오염 시키는 문제를 해결해 고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산 전기 트럭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 물류 1위 기업인 사가와 익스프레스는 지난 2021년 중국 광시(廣西)자동차가 생산한 전기 트럭 7천200대를 구매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해 일본의 대형 물류업체인 SBS홀딩스도 중국산 전기 트럭 1만 대를 구매하겠다고 전했다. 카마타 마사히코 SBS홀딩스 사장은 중국산 전기차를 구매하는 이유로 가성비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일본·독일 내연기관차와 미국·중국 전기차 간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판매량에서는 일본과 독일이 앞서고 있지만 전 세계적인 탈탄소 물결에 따라 이러한 상황이 언제든 바뀔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한 전문가는 앞으로 약 15년 후 일본 자동차 시장의 주류는 전기차가 될 것이며 관련 연구개발(R&D)에서 지지부진한 자동차 업체들은 판매 감소와 경영난에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해당 분야에서 일본 업체에 더 큰 경쟁 부담을 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2022년 중국의 신에너지차 생산과 판매는 각각 705만8천 대와 688만7천 대로 전년 대비 96.9%, 93.4% 증가했으며 신에너지차 수출은 67만9천 대로 전년 대비 2.2배 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