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이좡(亦莊)에 위치한 글로벌 500대 기업인 ABB(스위스 엔지니어링 기업)의 공장을 내려다보면 옥상에 가지런히 놓인 태양광 패널을 볼 수 있다. 공장에 있는 모든 장비는 클라우드상의 스마트 배전 제어시스템과 연결돼 있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공장 구역의 조명∙난방∙환기 등을 최적의 상태로 컨트롤한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약 42만㎾h(킬로와트시)의 ''녹색 전력''을 생산해 약 400t(톤)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ABB처럼 중국에는 ''녹색'' 전환에 속도를 내는 공장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3천616개 녹색 공장과 267개 녹색 공업단지, 403개 녹색 공급망 관리 기업을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총 3만 개에 가까운 녹색 제품을 보급했으며 꾸준히 녹색 제조 시스템 확장에 힘쓰고 있다.
녹색 이념을 생산 전 과정에 관철시켜 온 징둥팡(京東方∙BOE) 테크그룹은 대형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 그룹으로 15개 국가급 녹색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지난 2017년 가동에 들어간 푸저우(福州) 제8.5세대 TFT-LCD 생산라인은 ''등대공장''으로 선정됐다.
징둥팡 테크그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징둥팡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의 옥상 태양광 설비용량이 약 114㎿(메가와트)에 달하며 연간 발전량은 1억378만㎾h(킬로와트시)로 30만 가구의 1년치 조명에 필요한 규모라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6만t 줄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녹색화∙저탄소화∙스마트화는 고품질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준''으로 떠올랐다. 이제 베이징에서는 녹색 공장이 다양한 산업으로 점차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베이징 국가급 녹색 공장의 생산액 1만 위안(약 182만원)당 에너지 소비량과 물 소비량은 각각 시 전체 공업 평균의 42%, 67%에 불과하다.
이와 더불어 녹색 성장 동력의 끊임없는 발굴은 정책적 지원을 떠나서는 논할 수 없다. 허진(何瑾) 베이징시 경제정보화국 에너지절약 및 종합이용처 처장은 베이징 정부가 비율에 따라 녹색 기술 개조 부분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2020년부터 30개 이상의 프로젝트에 5천만 위안(91억원)에 육박하는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전했다.
녹색 공장이 산업사슬과 공급사슬의 ''녹색'' 전환을 견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징둥팡, 베이징 벤츠(BBAC) 등 여러 ''산업사슬 선도기업''은 업∙다운스트림 기업이 탄소 배출을 줄이고 공정을 최적화해 녹색 생산을 실현하도록 이끌고 있다.
베이징 벤츠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얼마 전 베이징 벤츠는 철강회사인 바오강(寶鋼) 그룹과 ''녹색 철강 공급사슬 협력각서(MOC)''를 체결했다. 회사 한 관계자는 이에 따라 올해부터 탄소 배출량이 크게 줄어든 저탄소 철강을 점차 사용하고 오는 2026년부터는 차량용 철강의 탄소 배출량을 50~80% 단계적으로 줄인 뒤 탄소 배출을 95% 감축한 ''녹색 철강''을 사용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이처럼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부터 각 지방정부에 이르기까지 계속 정책 지원을 확대하고 보장 메커니즘을 보강하고 있다. 베이징 경제정보화국의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 밀리초급 응답속도, AI 파운데이션 모델 등 중점 기술 분야의 에너지 절약 및 탄소 배출 저감에 중점을 둔 차세대 녹색 저탄소 정책을 마련해 적격 기업과 산업단지가 탄소중립의 길을 모색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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