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의 공개형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국내 대체불가능한토큰(NFT) 프로젝트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실타래에 이어 메타콩즈까지 ‘클레이튼에선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어렵다’며 이더리움으로 옮기자 체질 변화에 나선 것이다.
19일 클레이튼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클레이튼은 최근 중국 정부가 주도·개발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블록체인서비스네트워크(BSN)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클레이튼은 BSN에 공개 허가형 블록체인(OPB)을 구축하고, 이를 충칭체인(Chongqing Chain)으로 명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술 및 사업 노하우를 공유하고, 블록체인 인프라와 초기 노드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OPB는 중국 정부의 규정에 맞춰 허가형과 비(非)허가형을 절충한 블록체인이다. 다수의 거래 참가자가 동일한 거래를 기록 및 관리하는 분산원장방식인 블록체인은 참여 권한이 모두에게 열려 있으면 비허가형, 제한돼 있으면 허가형으로 분류된다. 노드는 거래에 참여하는 개개인의 서버, 즉 참가자를 뜻한다. 각 노드는 거래 정보를 저장하고 배포한다.
클레이튼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국내 프로젝트들의 중국 진출을 도울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신 클레이튼재단 글로벌어답션책임자는 “충칭체인 개발로 양국 개발자들이 서로의 블록체인 시장에 유입되는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라며 “클레이튼은 자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메타버스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때 국내 대표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불리던 클레이튼은 지난달 카드 형식의 NFT를 발행하는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 실타래가 이더리움으로 이전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같은 달 30일에는 고릴라 캐릭터로 유명한 NFT 프로젝트 메타콩즈가 NFT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이더리움으로의 변경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과는 96.7%로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달 3일에는 M2E(Move to Earn·운동하며 돈 버는 게임) 코인워크가 기존 선택지였던 클레이튼에서 테라로 방향을 틀었다. 코인워크는 현재 클로즈드베타 테스트 참가자를 모으는 개발 단계에 있다.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해왔던 위메이드는 아예 독자 플랫폼을 개발했다. 위메이드는 오는 6월 15일 쇼케이스에서 이를 공개하고,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클레이튼은 타 플랫폼 대비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신생 NFT 프로젝트들을 확보·육성해왔다. 하지만 네트워크 장애로 인한 블록(블록체인 내 데이터를 저장하는 단위) 생성 지연 사례가 늘면서 ‘해외 대형 플랫폼으로 옮기기 전까지 잠시 거쳐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굳어졌다. 미국 암호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NFT 거래량 중 이더리움 기반 NFT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93%에 달한다.
클레이튼은 지난 2020년 3월과 2021년 11월, 각각 13시간, 40시간가량 네트워크 장애를 겪은 바 있다. 둘 다 노드 간 합의가 지연되면서 비롯된 문제였다. 노드 간 합의 지연은 통상 거래량이 몰릴 때 발생한다. 클레이튼의 경우, 지난해 NFT 거래가 늘며 등장한 봇(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거래를 동시다발로 처리하는 프로그램) 때문에 거래량이 폭증했다. 클레이튼의 낮은 수수료 정책이 역효과를 낸 것이다.
클레이튼은 이후 상황 타개를 위해 수수료를 기존 25스톤(ston)에서 750스톤까지 약 30배 인상했다. 그러나 ‘강점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업계의 비판에 직면하며 지금은 다시 수수료를 내리겠다고 한 상태다.
클레이튼 관계자는 “노드 간 합의가 지연된 건 오히려 합의 알고리즘이 잘 작동한 증거다”라며 “클레이튼의 합의 알고리즘은 블록이 잘못 생성되었다는 것을 인지하는 즉시 블록 생성을 멈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문제가 생겨도 블록 생성을 막지 않아 동일한 상황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수수료 정책과 관련해서는 “의도대로 거래량이 과도하게 늘어나는 일은 막았지만 동시에 생태계 활동을 위축시켰다”며 고정 정책에서 변동 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평소엔 낮은 수수료를 유지하다가 거래량이 급증할 때만 수수료를 올리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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