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배 제주항공 대표가 장거리보다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국내 2위 항공사로 발돋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이배 대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라 통합 저비용항공사(LCC)가 출범하더라도, LCC 업계 맹주 자리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7일 김 대표는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경영 전략을 ‘비도진세(備跳進世·도약할 준비를 하고, 세상으로 힘차게 나아가자)’로 삼아 재도약을 준비하며, 내년 턴어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가경쟁력과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한편 내년부터 도입하는 B737-8 신기종을 통해 기단 현대화를 이뤄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장기적으로는 화물기와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신사업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스트 코로나를 맞아 LCC 사업 핵심인 단거리 운항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을 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LCC가 장거리 노선으로 성공한 경우는 없다. 장거리 노선은 대형기가 있어야 해서 초기 투자 비용이 크다”며 “신기종 도입을 통해 운항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항공은 단일 기종 정책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기재 운영 효율성을 높여 수익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동일 기종의 항공기를 대량 구매할 경우 항공기 제조사에서 할인율을 높여주기 때문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단일 기종을 운영하면 정비 및 운항 스케줄 관리 측면에서도 편리한 부분이 많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8년 737-8 40대 구매 계약을 맺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737-8 항공기는 기존 국내 LCC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737-800의 후속 모델격으로 이전 모델과 85% 가량 부품을 공유해 정비나 조종, 승무원 교육 등에 필요한 비용이나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 운항거리가 늘고 연비가 14% 정도 향상돼 기존 항공기보다 경쟁력이 뛰어나다.
김 대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따른 통합 LCC(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출범 이후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통합 LCC가 등장하더라도 3사 기종이 다 달라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고, 금방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며 “국내선의 경우 5개사 집중도가 60~65% 정도 되는데, 통합시 재배분하게 된다. (정부가) 통합 LCC에 운수권을 다 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대 항공사 통합 과정에서) 중국이나 일본 정부에서 우리나라 공정위보다 더 센 조건이 나올 수도 있다”며 “장거리 운수권이 장거리 가는 LCC에게 주어진다면, 단거리는 제주항공에게 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선 회복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 동남아, 괌, 사이판 노선은 활성화됐지만 2019년과 비교하면 아직 부족하다. 2019년에 괌을 많이 갈 때는 하루에 7편, 많게는 13편까지도 갔다”며 “일본과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이 아직 풀리지 않았는데 이 곳이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고 했다.
항공업계 턴라운드 시점에 대해선 빨라야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에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까진 아니더라도 정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국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가 60% 수준으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수요보다 더 커 회복이 빠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재무 건전성에 대해서는 “2020년과 2021년 유상증자를 통해 현재 2200억원 상당의 유동성을 확보했으며, 영업창출 현금이 과거보다 많아져 유상증자가 당장에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화물사업과 관련해선 “코로나19가 끝나더라도 전자상거래 화물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이라며 “화물사업의 경우 이미 정비 운항 등 인프라와 기단을 갖추고 있는데다, 일정 기단을 꾸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도 있어 원가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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