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이랜드의 중국 패션 사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도 한국의 대(對)중국 무역이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현지 사업에서 주목할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이랜드에 따르면 중국 사업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해 460% 성장했다. 이랜드 측은 “코로나19 이전으로 턴어라운드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이랜드월드의 중국 내 법인 매출 합계는 1조546억원, 코로나19 이전엔 2조원에 육박했다. 1994년 중국 진출 이래 20여 개 패션 브랜드와 유통 콘텐트로 중국 시장을 공략한 성과다. 최운식 이랜드월드 대표는 “이랜드의 국내와 중국 패션 매출을 모두 합치면 3조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랜드는 이 같은 실적 반등에 대해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지난 3년간 온라인 사업을 키우면서 오프라인 매장은 수익 관점으로 재정비한 것을 배경으로 꼽았다.
앞서 이랜드는 다른 패션 기업들이 라이선스나 위탁 운영 형태로 중국 시장을 공략했던 것과 달리 현지에 3000여 개의 직영점을 열고, 판매사원 1만3000명을 직고용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이랜드는 코로나19가 시작되자마자 중국 텐센트의 소셜미디어(SNS) 기반 온라인 상거래 서비스 ‘샤오청쉬’에 집중하며 판매사원 1만3000명을 내부 리셀러로 활용했다.
이랜드 측은 또 올해 1월부터 이랜드월드 패션사업부문 최운식 대표가 중국 사업까지 총괄하도록 한 게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한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두 나라 패션사업을 일부 통합해 효율화를 이뤘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와 함께 한국에서 ‘2일5일 시스템’을 성공시킨 리더급 다수도 중국사업부로 이동했다. ‘2일5일 시스템’이란 ‘48시간(2일) 만에 의류를 생산해 매장에서 고객 반응을 테스트하고 베트남 등 글로벌 생산기지에서 120시간(5일) 안에 필요한 물량을 생산, 매장 진열과 판매까지 완료’하는 방식으로 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랜드 측은 올해엔 중국에서 인기가 많은 브랜드인 후아유와 한국에서 지난해 매출 4000억원을 올린 브랜드 스파오도 중국에 직진출시킬 예정이다.
국내에서 스파오가 성공한 요인인 ‘캐리오버(시즌 관계없이 계속 잘 팔리는 브랜드의 시그니처 패션 아이템)’에 대한 고객 후기를 쌓아 유입을 높이는 전략도 이식한다. 또 중국에서 한 자녀 정책 폐지 이후 유·아동 관련 시장이 연평균 11%씩 성장하는 흐름에 따라 뉴발란스 키즈를 핵심 콘텐트로 낙점하고 중국 아동복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이랜드 측은 “한국 사업부가 본사 역할을 하고 국내와 동일한 상품 라인업을 통해 K-패션 트렌드를 중국 현지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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